야유회에서 밤새 놀았던 여파로 월요일과 화요일을 집에서 근신하는 동안
그야말로 피곤에 쩐 모습 그 자체에다가 여기저기 쑤셔대는 삭신이며... (아이구 허리야, 옆구리야~~~)
*큰해~ 도토리의 체력이 기상이변 일으키듯 놀라운 체력을 보인 게 아니었어요. 그냥 그날 밤만 잠시 반짝!! ㅡ,.ㅡ;;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나니 몸은 물론 마음도 축축 늘어지는 것이었는데.. (아, 귀찮아 귀찮아~~ 다 귀찮아~~)
오늘은 수요일!
베짱이 오전반이 있는 날!
오늘은 초승달과 홍당무가 못 오시고 둥글레, 날새, 건빵, 다올(졸업조합원), 도토리, 이렇게 다섯 명이 옹기종기 모여 베짱이 모임을 했다.
나무 그늘로 드리워진 널따란 평상에 둘러앉아 다올이 준비해온 오이와 참외와 얇은 팬케이크를 냠냠 쩝쩝해가며
중간중간 수다를 곁들인 채 그렇게...
우선 다함께 할 수 있는 곡들 - 제주도 푸른 밤, 가을이 오면, 별빛달빛 - 을 우쿨 반주에 맞춰 불러제낀(?) 후
10Cm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를 배웠다. (♬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
그러면서 도토리가 이런 말을 했다.
- 우리 가을에, 매년 하는 [숲속 음악회] 말고 우리끼리만의 [베짱이 음악회]를 한 번 해봐요.
이 말에 누군가 흠칫 놀란다.
'오잉? 우리가 공연을?' 이런 마음이었나보다.
- 잘 하지 않아도, 실력이 출중하지 않아도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구요!! 우리끼리 즐겁고 즐기면 되는 거죠 뭐!!
그랬더니 건빵이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건빵은 일단 섭외 완료!!ㅎㅎ)
음.. 그래, 가을이든 겨울이든 진짜 [베짱이 음악회]를 한 번 하는 거야!
장소도 생각해뒀다. 상계1동 주민센터 다목적실. 아마 공짜로 빌릴 수도 있을 거다.
장소 섭외는 냉이한테 부탁해야지!!ㅎㅎ
아, 사회는 포르코한테 부탁하고!!ㅋㅋ
그리고 걸출한 보컬 하울을 스페셜 게스트로 모시고,
기타를 친다는 지구인도 섭외하고 드럼을 친다는 잘살자도 섭외하고,
수수의 '아파트'를 반주 없이 즉석에서 들어도 보고(띵동띵동 제대로 해드릴게요!!),
3대 대표 미인 두부의 '심청가'를 간곡히 청해 다시한번 감상하고...
그러면 [베짱이 음악회]가 더욱 풍성해지겠지!
아, 생각만 해도 즐겁넹~~~
음... 뭐랄까...
홍대 밴드의 세련된 연주와 노래가 아닌 음... 전국노래자랑 분위기가 되려나??
뭐 어때!! 뮤지션(!)도 즐겁고 관객도 함께 흥겨운 음악회를 만들면 되지!!
어떠세요, 벌써부터 기대되고 흥분되시죠~~??? ㅋㅋㅋ
아참, 수락산 올라가는 길에 둥글레로부터 옥수수가 얼마 전 20만원이 넘는 우쿨렐레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어이쿠!!
저녁 베짱이반의 졸업 시점 즈음에 이 사실을 모른 채 우쿨을 구입하셨나보다.
이를 어째...
우쿨이, 가방에서 꺼내 스탠드에 세워두면 인테리어 효과를 물씬 풍겨주긴 하지만 20만원 넘는 우쿨을 장식용으로만 쓰기에는... ㅡㅡ;;
아, 조만간 저녁 베짱이반 시즌 투를 열어야 할 것 같은, 밀려오는 책임감..ㅎㅎ
아니면 옥수수만을 위한 개인레슨??ㅋㅋ
둥글레 왈, "옥수수가 우쿨을 배우면 우리 아이들이 더 즐겁게 노래를 배울 수 있어요~~~!!!"
음...
그래, 교재와 악보를 엮어 책자로 만드는 거야.
그러면 매주 프린트물 준비하고 출력하고 하는 데에 에너지 뺏기지 않고
이번엔 어떤 노래를 배우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한결 가볍게 저녁 베짱이반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아!!
게다가 작년에 보리가 준 악보 파일 뭉태기도 있으니!!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점은 책자가 언제 탄생하게 될지 미지수라는 거지.
베짱이는 개미처럼 부지런하지가 않은 관계로...ㅎㅎ
암튼 옥수수~ 우쿨을 장식용으로만 쓰지는 않게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음 근데... 내가 이 글을 왜 쓰기 시작했지?
제목은 '아, 상쾌하다~'인데 뭐가 상쾌하다는 거야?
아, 생각났다!
"수락산 나무 그늘 아래에서 베짱이 오전반을 하고 내려와 메밀국수를 맛나게 먹고 집에 오니 기분이 참 상쾌하더라구요. 부럽죠~?"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거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