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성장기

by 도토리 posted Sep 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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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도토리의 성장기'라고 하려니 좀 웃기네요.ㅎㅎ

근데 진짜 성장기랍니다.ㅋㅋ


작년 한 해 동안 저는 매달 한 번씩 1박2일로 대구에 다녀왔었지요.

김창오선생님이 진행하는 [교사리더십상담 초급 전문가 양성 과정 1기]를 다녔고, 올해 3월에 모든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그러고는 올해 마음 공부 소모임을 꾸려서

제가 배운 바를 나누면서 모임도 하고 저 스스로 마음 공부를 제 것으로 체화해 가는 중입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7월에, 김창오선생님이 저에게 강의 하나를 던져주셨어요.

본인에게 들어온 강의 의뢰를 저에게 패스해주신 거지요.


화성 지역 수업보조교사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 [교사의 마음 관리와 마음이 통하는 대화법]이라는 주제로 두 시간 강의를 했고 첫 강의는 대성공을 거두었답니다.ㅎㅎ


그리고 8월에는 성남에서 두번째 강의를 했습니다. 두 번째 강의도 김창오선생님이 패스해주신 거였지요.

지역의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 대상 무료 공부방에서 일하시는 분들 40여명을 대상으로 [교사 힐링 워크숍 - 생활 속 마음 여유를 가꾸는 마음 관리 힘 기르기]를 주제로 네 시간 동안 강의를 했어요.

네 시간을 했는데도 시간이 모자르더라고요.



그런데 열흘 전쯤 낯선 번호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곳은 시흥교육청이었고, 지난 번 화성에서 한 제 강의에 대한 연수생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

시흥 지역 수업보조교사 35명 대상으로 같은 주제로 강의를 해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우와 우와~~ 기분이 완전 날아갈 듯~~~!!!!!!!!!!!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도 기분 좋고

나에게 직접 강의 의뢰가 들어온 사실에 더 기분 좋고~~~


암튼 저는 요새 마음 공부에 푹 빠져서 지내고 있습니다.

나 자신도 살리고, 상대도 살리는 마음 공부...

그러면서 이렇게 강의도 할 수 있고...


아참, 이번주에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강의 의뢰를 받았네요. 으허허~

한 명은 친구(교사)로부터, 한 명은 아지로부터.ㅎㅎ

아지께서, 학부모 대상으로 하는 학교 주최 강좌에 '마음관리'나 '자녀와의 의사소통'을 주제로 한 강의를 부탁해 오셨지요.

아지로부터 강의 부탁을 받으며 역시 기분이 참 좋았고 기뻤습니다.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아응아응~



아래는 첫 강의와 두번째 강의를 마친 후 썼던 강의 후기예요.

어떤 강의였는지, 어떻게 했는지 생생하게 엿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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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강의


어제 동탄 교육혁신지구에서 수업보조교사 100여명을 대상으로 3시간짜리 강의를 하고 왔다.

편안샘으로부터 강의 제안을 받은 순간, 나는 떨리기도 하고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 약간의 흥분도 올라오기도 했다.
’내가 드디어...’라는 마음이 들어서 흥분이 올라왔나보다.

한편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연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 정도의 인원이면, 우리가 공부하던 환경과 달리 강당 같은 곳에서 하게 될 텐데
그렇다면 자리를 옮기며 사람을 만나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훈련/피드백 할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이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 한 번, 3시간으로 끝나는 연수이기에 주어진 강의 시간 안에 무언가 인상 깊은 것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뭔가 이로운 환경보다는 불리한 환경이 더 많게 느껴졌다.
그러나 상황은 상황일 뿐, 게다가 이 상황은 지금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 난 수용력이 큰 사람이지.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생각하니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그러면서도 처음 보는 많은 사람들 앞에 혼자 서서 강의를 한다 생각하면 다시 긴장이 올라왔다.

미모님이 보내주신 강의 자료들을 살피면서 일단은 뭔가가 있으니 안심이 되면서도
내가 직접 만든 자료가 아니다보니, 자료의 내용이 잘 이해 안 가거나 내 머리속에 정리되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 긴장이 크게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내용을 모른다, 머리속에 정리되지 않는다’가 주는 긴장과 불안은 참으로 컸다.
그런데 미모님의 자료를 다시 재구성하여 자료를 만들고 나니 긴장과 불안은 사그라들고 편안함과 자신감이 생겼다.

일찌감치 강의 장소에 도착해 차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내 안의 여유를 늘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3일 동안 진행되는 연수였는데, 나는 2일차 오전 강의였다.
이날, 내 강의 전에 화성시장이 와서 인사말을 한다고 사전에 안내 받았다.
나는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조금 걱정이 되었다.
시장?
시장의 인사말이 연수생을 더 피곤하게 만들어서 연수의 분위기가 딱딱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위기는 기회다’는 말이 떠올랐다.
만일, 시장의 말이 참 거시기하게 진행된다면 나는 시장의 말을 들으며 느꼈을 연수생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풀어주면 되는 거다.
이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10분 가량 인사말 한다고 들었는데 이날 시장은 40분 가량을 이야기하고 갔다.
옆에 앉아서 시장의 말을 함께 들었는데, 듣는 동안 시장의 말에 귀 기울이기도 하고
’아, 저 말에 사람들 마음은 어떨까? 좀 불편하겠는데?’ 이런 생각도 하고
’아, 저 시장님 좀 개념 있는 분이네? 사람 괜찮아 보이는군.’ 이러기도 했다.

나는 내 강의 전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 속에서, 강의 때 활용하기 위해 시장의 말과 연수생의 표정, 기타 주변 환경 등을 살피고 있었다.

# 1
시장 수행원분이 ’오늘 소중한 분을 모셨다’는 말을 했는데 나는 그 말이 나를 가리키는 말인가 했더니
그 소중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시장님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 2
시장님이 말씀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강의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강사(나)에 대한 말은 전혀 없이 자신의 이후 일정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 3
시장님이 자리를 뜨자, 시장님을 촬영하던 비디오카메라 두 대도 함께 자리를 떴다.


어떻게 활용했나.

# 1 - 사실 그대로를 언급하는 것만으로 연수생의 웃음을 유발할 수 있었다.

# 2 - 상대를 살피는 것, 상대 입장에 서는 것 등을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강사를 살피지 않는 말에 나는 서운했고 허전했다. 그 순간 ’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수진행 선생님이 나를 소개하면서, 강사님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해줘서 서운한 마음이 풀어졌다."

# 3 - "(아쉽다는 의미로) 시장님이 사라지자 카메라도 사라졌네요.(청중 웃음) 그래도 괜찮아요. 저에겐 선생님들이 계시니까요.(다시 청중 웃음)"


그래, 나에겐 이런 센스와 재치, 순발력이 있지. 크하하.

한편, 시장님의 말씀이 길어지는 동안 ’아, 내가 준비한 거 다 못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준비해 간 강의 분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감을 잡지 못해서이기도 했지만,
강의 시간이 짧아져서 무언가를 채 못 끝내면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 시장님 책임(?)이니까.
나는, 이제 조금 있으면 내 강의가 시작되는구나, 정도의 긴장을 느끼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강의 시작!

"훈남 샘들과 많은 미인분들 앞에 서 있으려니 긴장되고 떨리네요."라는 말로 상대도 띄우고 내 긴장도 덜어냈다.

10여분 말하고 나니 쉬어야 할 시간이 되었다.

2교시 시작하면서, 몸풀기용 간단한 게임을 두 가지 했다.
이걸 하려면 바로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한 젊은 남자샘이 따로 앉아 있는 게 보여서
’소외감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맞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같다고 한다’는 말을 하며
자리를 옮겨서 붙어 앉기를 권했다.

그랬더니!

자리를 옮기는 제스처를 하긴 하는데 표정이 좀 살벌하게 변했다.
순간 나는 ’아, 내가 저 샘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었구나.’ 싶었고, (나는) 난처한 표정을 한 채(일부러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는 뜻 아님)
"아, 좀 불편하신가 봐요...."라며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샘은 원래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고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 샘이, 상대의 요구나 기대에 부응하려 하지 않고 주체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첫 번째 게임을 한 뒤, 두 번째 게임을 하려는데 이건 2인1조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걸 하다보면 물리적인 상황상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도 되는데,
나의 예전 경험상, 남들은 재미있어하며 이 게임을 할 때 내가 안/못하고 있으면 어딘가 묘하게 소외감 같은 게 느껴지곤 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상황상 내가 안 하거나 못 하는 상황이 되시면, 그냥 ’안 하는 자유’를 누리시면 됩니다." (청중 웃음)

이런 말을 하는 내 자신이 스스로 멋져보였다. 크하하.
이런 순발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ㅎㅎㅎ 
음, 그건 아마도 상대의 불편함을 늘 세심하게 살피는 나의 습관화된 기질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흠...

아, 맞다!
내가 위의 말을 했을 때였나, 다른 때였나... 아까 그 무서운 표정 짓던 남자샘이 정말 재밌다는 듯이 웃는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마음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는 지식채널 <이소룡> 편을 영상으로 준비했다.
’찻잔의 효용은 비어 있을 때 생긴다’는 말이 이 영상에서 나온다.

ppt 화면에, 비어 있는 ’그릇’ 그림을 먼저 띄운 후, 아무 설명 없이 영상을 먼저 보자고 했다.
영상이 끝나갈 무렵, 나는 한쪽 구석에 숨어서 (ppt 화면에 있는 ’그릇’ 그림 이미지가 새겨진) 하얀색 티로 몰래 갈아 입고 사람들 앞에 섰다.
(이 티는 홍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인디 밴드 ’그릇’의 티다.)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재밌어 했다. 나도 좀 이런 내가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상대를 즐겁게 하는 이런 쇼맨십이 좋다.
그리고 이런 것이 자연스럽게 내 몸에 묻어 나와서 좋다.

이후 감정의 특징, ’표면 감정과 본심은 한 몸이다’, 학생과 교사의 사례로 살펴 본 본심 찾기 등을 설명해 나갔다.

(다시 쉬어야 할 시간.)

교재에 실린 나의 사례를 다 함께 살펴 본 후, 자기 사례로 본심 찾기 활동을 하는데 교재에 깨알 같은 글씨로 활동지를 채워나간다.
시간을 충분히 드리면서 나는 주욱 돌아다니기도 하고, 벽에 기대어 쉬면서 선생님들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다.
어느 정도 됐다 싶었을 때, 한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그 샘의 사례를 공유하였다.

사실 기술만 일단 한 후 잠시 멈추게 하고서 다른 분들께, 이 분이 느꼈을 감정들을 말씀해보시라고 했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말들을 내가 다시 받으며 다함께 공유했다.
그러고서 해당 선생님께 지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공감 받아서 좋아요, 뭐 이런 반응을 기대했는데
’뭐, 이런 상황에서는 다들 이런 마음들이 생기게 될 것 같다’라며 덤덤하고 편안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는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뭐, 이분이 이렇다는데...

어느덧 시간은 모두 흘러 10분 가량 남게 되었다.
[본심 찾기, 듣기, 칭찬 말법] 세 분야로 준비해 갔는데, 본심 찾기(마음 관리)만 다루고 끝나게 된 것이다.
많이 아쉬웠다.
(그러고보면 시장 인사말 40분, 쉬는 시간 두 번을 빼면 실제 강의 시간은 2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듣기] ppt는 띄우지 못한 채, ’상대 입장에 서는 것’의 중요성을 간단한 사례로 짧게 설명한 후
마지막으로 샘들께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선물은 다름 아닌 노래 선물.ㅋㅋㅋ

사이의 ’엄마말’과 ’아방가르드 개론 제1장’(’그대는 진정 쓸모 있는 남편인가~ 집에 가서 물어봐~’하는 노래)을 불렀다.
몇몇 선생님은 사진도 찍고,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분도 있었다.

노래를 마친 후
"이제 강의가 끝나면 선생님들과 헤어지게 되는데, 저의 매력적인 강의가 끝나가서 많이 아쉬우시죠? 네, 저도 많이 아쉽습니다.
지금 이 순간 ’강사 번호를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고...ㅋㅋㅋ"

이런 마무리 멘트를 날린 후 화면에 내 전화번호를 띄웠고, 한편 에듀니티의 편안샘 원격강의를 화면으로 안내해 드렸다.
이 시간 이후 더 깊은 공부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한 안내였다.

강의 도중, 그리고 강의가 끝나갈 무렵 나를 향하던 수많은 표정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 나를 참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구나. 참 즐겁고 따뜻한 강의였구나. 하는 것들이 표정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강의 처음부터 끝까지, 강의는 하나도 듣지 않은 사람이 두세 명 정도 있었는데
그런 분들을 보면서 위축이 되거나 마음이 상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냥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었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런 내가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

강의 후 세 분이 강의 소감을 문자로 보내주셨다.

# 1
(공연 사진 첨부) 선생님 짱이세요. 좋은 단어랑 나쁜 단어가 뭔지 알겠어요. 강의 잘 듣고 멋진 노래까지 들어서 감사해요.


# 2
안녕하세요. 오늘 동탄에서 강의 들은 성은희라고 해요매력적이고 제 맘에 깊은 여운을 남긴 강의여서 행복했어요다시 선생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가족과 함께 편안한 밤 되세요~~^^


# 3
오늘 강의 잘 들었습니다간만에 듣는 기분 좋은 시간이었구요 이론만 있는 게 아닌 가슴 따뜻한 강의였습니다다들 그렇게 느낀 것 같구요 강의 끝에 노래하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신선하고 가사 내용이 잘 전달된 듯합니다실습시간도 괜찮았구요 단 조금더 짜임새 있었음 하구요 시간이 좀 부족했죠담에도 더 따뜻한 강의 부탁합니다.



첫 강의를 성공리에 마친 지금, 기분이 참 좋다.
내 스스로 ’성공’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그날 나를 향하던 많은 선생님들의 표정 때문이다.
그 표정들이 나를 참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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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강의


두 번째 강의는 [푸른학교] 선생님들 40여명을 대상으로 [생활 속 마음관리]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 무료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분들이셨죠.
대부분 사회복지사 분들이라 전해 들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4시간이었고, 의자만 놓고 앉을 수 있는 환경이어서 아주 약간의 강의를 마친 후 실습 위주로 진행하였고
사실과 인식 구분하기, 자기 사례로 자기 감정 찾기, 남의 사실(사례) 듣고 감정 찾아 상대에게 전달(표현)하기, 본심 찾기 등을 주로 다루었습니다.

자기 사례로 자기 감정 찾기를 할 때에는 본인의 감정을 열 가지 이상씩도 찾아내었는데
상대의 사례를 가지고 조원들이 함께 감정을 찾을 때에는 5개 미만의 감정들만 찾아졌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자기 감정을 여러 개 찾을 때보다 상대가 찾아준(표현해준/공감해준) 두 세개의 감정이 훨씬 더 좋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다들 한결 가볍고 기분 좋아진 표정들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밥’으로 비유해서 설명해드렸지요.

평소에 자기가 늘 밥을 해야 하는 사람은 ’남이 해주는 밥은 다 맛있다’고 말하고는 하는데
상대에게 받는 공감이 바로 이러하다.
남이 해주는 밥을 먹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상대에게 공감을 받으면 불편한 감정이 한결 쉽게 털어지고 가벼워질 수 있다.
하지만 남이 밥을 차려주지 않을 때에는 내 스스로 밥을 지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굶어죽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감정을 관리하면서 털어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한 것 같습니다.

각 조별로 상대의 감정 찾아 공감하기를 마친 후, 두 명의 사례만 따로 뽑아 전체의 공감을 받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감정을 찾은 조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하니 순간 사람들의 표정이 급 밝아지면서 흥분을 하더군요.ㅎㅎ
그 모습이 참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우, 전투의지가 막 불타고 있군요."하며 분위기를 띄웠지요.
10개 미만의 감정을 찾은 조도 있었고, 어느 조는 30개 이상, 또 어느 조는 50개에 가까운 감정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놀랍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사례로 본심 찾기를 한 후, 같은 근무지에서 함께 일하는 짝꿍샘과 내용을 나눈 후
’이런 본심을 가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서로에게 말해주라고 했습니다.
일부러 짝꿍샘과 하라고 한 것은, 한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본심에서 찾아 낸) 당신은 이런 사람이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일하는 게 더 즐거워지고 서로가 참 든든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짝꿍샘에게 이야기 듣고 난 후의 소감과 연수 전체에 대한 소감을 듣지 못한 것이 참 아쉬웠습니다.

아, 고양지역에서 오신 샘이 있었는데 그 분이 제 대학 동기를 아주 잘 알더군요.
왠지 알 것 같아 이야기 꺼냈더니 "아, 00이요?" 하더라구요.
세상은 역시나 좁고,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ㅎㅎ


저 스스로 제 강의에 대한 평을 하자면...
강의를 좀더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의 흐름이나 진행이 어색하거나 뚝뚝 끊기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 뭔가 좀더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그때의 상황이나 생각을 구체적으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힘 드네요.
아무튼 제 스스로 자연스럽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시간 배분/쉬는 시간 조정을 노련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경험을 통해 익혀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 강의하는 동안 계속 깨어있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강의가 ’강의’ 위주였다면, 두 번째 강의는 ’실습’ 위주의 강의였는데
강의 위주는 (실습 위주보다) 좀더 손 쉬운 측면이 있고, 실습 위주는 (강의 위주보다) 좀더 섬세하고 체계적인 진행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습 위주 강의가 더 재미있고, 사람과 만나는 기분이 더 들어서 좋았습니다.

강의 하러 가기 전에 기운 주시고 응원 보내주셨던 분들, 모두모두 참 고맙습니다. 큰 힘이 되었어요!!

아, 첨부파일은 ’관점 전환’ 이야기 할 때 썼던 그림이에요.
천사와 악마가 함께 있는...


관점전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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