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같은 통통 - 아지, 냉이가 보내 오신 글을 올립니다. ^^

by 배추 posted Dec 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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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잔치 후기를 아지와 냉이께 부탁드렸어요. 통통신문 12월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만 더 많은 분들이 함께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홈피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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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잔치를 준비해주신 통통 조합원들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싶습니다. 통통이 상계 5동에 있던 시절, 아마 2007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원 10주년 기념행사를 했습니다. 졸업한 선배조합원들과 통통을 떠났던 교사들이 왔었지요. 부침개를 부치고 두부김치를 만들고 상을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당시 유승이가 뱃 속에 있어서 별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반갑고 기쁜 마음과 더불어 고된 하루였음이 기억납니다. 준비하고 뒤처리하고 마무리하는 손길이 있음에 모든 행사가 잘 진행되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통통으로 가는 길은 마음이 많이 설레었습니다. 서울엔 몇 번 올라갔지만 주로 집회 참석한 후 바로 전주로 내려갔기에 노원골과 통통은 거의 2년 만이었지요. 노원초등학교로 가는 길에 나무와 나무늘보를 만났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 두 사람과 헤어지고 들어선 운동장~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ㅋㅋ 괜한 설레임 ? 엊그제 만난 사람들 같잖아 ? 무심한 듯 안녕해주는 아이들과 반갑게 맞아주는 어른들을 보니 역시 통통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유찬이와 유승이가 통통과 옹달샘을 다닌 9년 동안 한 마을에서 복닥거리며 살다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전주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단촐했습니다. 주말이 있는 삶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곧 깨달았지요. “아지, 유찬이 집에 있어?”라며 아무 때나 드나들던 아이들, 늦은 회식에도 기꺼이 마실을 해주던 아마들, 아이에 대한 작은 고민도 함께 수다로 풀어주던 엄마들이 없다는 것을요. 사춘기에 들어선 유찬이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도 풀고, 딸 노릇하는 유승이의 재잘거림도 들려주고 싶었는데 말이죠. 통통이 내게 무엇이었는지 떨어져있으니 비로서 확연하게 다가왔습니다.

요즘 일요일이 되면 4식구가 컴퓨터 앞에 앉아 꼭 챙겨보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TV가 없는 우리 집에서 다운받아 보는 드라마는 응답하라 1988’...... 1988년 아지는 고3, 냉이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고2였습니다. 우리야 그 당시 사람들이니 이 드라마가 내 이야기 같지만 어린 유찬이와 유승이가 이처럼 열광하며 볼 줄은 몰랐습니다. 킥킥 웃다가 눈물을 훔치다가 합니다. 통통에서 멀지않은 곳인 도봉구 쌍문동의 1988, 다섯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를 볼 때마다 저는 늘 통통이 떠오릅니다. 2015년 보다는 1988년과 더 닮아있는 삶을 사는 통통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유찬이와 유승이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다음에 또 만나길 고대하며~

전주에서 냉이와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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