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의 삶과 교육
(Life and Education in the cooperative Childcare)
공동육아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교육의 방식은 현대 사회의 기계론적 삶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공동육아의 교육은 삶의 체험을 소중히 여기는 한편,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인 관계 맺기를 중요하게 설정한다. 또한 교육이란, 교육기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체적인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에 따라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 예를 들면 부모, 교사, 지역사회 사람들 모두의 삶에 공동육아적인 삶의 방식이 교육적 영향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공동육아에서의 교육의 의미란 삶과 교육이 괴리되지 않는 일상의 구체적인 변혁과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육아 교육현장에서 구성원들이 삶과 교육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교육 원리는 '관계 맺음'으로써 여기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하나는 자연과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과의 관계이다. 여기서 자연을 큰 선생님이라고 한다면 인간은 작은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대상과의 관계를 맺는 구체적인 교육활동 및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자연과의 관계
나들이 교육활동
어린이들은 교사와 함께 매일 오전 두 시간 정도 자연과 만난다. 자연 속에서 어린이들은 온몸의 발산적 체험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감각을 통해 자연을 받아들인다. 자연은 인간에게 근원적이고도 포괄적인 존재이다. 자연이 주는 공간과 시간은 무한해서 아이들의 욕구와 능력을 결코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연을 신뢰하고 자연과 친숙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연과의 근원적인 관계 속에서 그리고 자연의 시간 안에서 성장하게 된다.
2. 인간과의 관계
공동육아에서 교육 주체는 어린이, 교사, 부모로서 모두가 주체이다. 따라서 모두 교육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상호 평등한 관계가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와 교사, 교사와 부모, 부모 서로간의 관계가 평등하고도 긴밀해야 공동체적인 관계가 유지된다. 공동육아에는 이 세 주체들 간의 평등한 교육적 관계를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있다.
또래간의 친밀한 관계 : 공동육아는 작은 사회를 지향해서 친구 하나 하나와 친밀하게 관계 맺는 것을 돕는다.
어린이와 교사의 자유롭고도 평등한 관계 : 교사와 어린이 사이의 권위적인 관계를 극복하고자 평등한 말법과 자유로운 표현을 격려한다. 그래서 교사와 어린이의 관계는 아주 친밀하다.
교사와 부모의 긴밀한 상호작용 : 교사와 부모는 매일 어린이의 생활을 '날적이'라고 하는 작은 노트에 기록하여 서로의 경험을 주고 받음으로써 공동 부모, 공동 교사가 된다. 이 기록은 아이들의 훌륭한 성장일기가 된다.
부모들의 공동체적인 삶 : 부모들은 공동육아에 참여함으로써 현대 사회 삶의 방식인 개인주의를 벗어나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실천하고자 한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의 교육과 운영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도 부모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마을 문화를 창조하고자 노력한다. 그들이 마을 문화를 뿌리내리고자 하는 이유는 공동육아와 지역사회를 결합시키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이들의 공동체 의식에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극복하는 대안적인 공동체성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공동육아의 삶과 교육의 방식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떼어서 볼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현대 사회의 제도적인 교육의 가장 큰 맹점중의 하나가 삶과 교육의 괴리성이다. 서로를 소외시키는 삶과 교육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과의 관계를 배제하고 인간과의 풍부한 관계를 상실케한다.
따라서 현대의 제도적인 삶이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하는 것을 '관계성'이라고 할 때, 교육을 통한 이 관계성을 구성하려고 애쓰는 공동육아 구성원들의 삶은 삶과 교육이 어울린 교육적인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부미 (공동육아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