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죠?
홈피 자주 들어오면서도 몰래몰래 훔쳐보고만 가고 그러네요 ^^;;;ㅋㅋㅋ
성범이는 조금씩 여기어린이집에 적응하고 있어요.
처음 어린이집에 갔을때, 흑인여자선생님이 키도 크시고 팔에는 어깨부터 손목까지 문신이 있어 좀 놀라기도 했지요..
성범이가 피부색도 다른 선생님과 친구들, 특히 언어가 달라 참 어려워했어요.
집에오면 어린이집은 다 영어를 써서 싫다고, 밥이 맛없어서 못먹겠다며
통통에 가겠다고 울고불고 했어요.
너무 힘들어 하는것 같아 어느날엔 선생님께 도시락을 싸서 오는게 좋겠냐고 물었더니,
음식문화를 배우는것도 적응의 하나라며, 곧 괜찮아질거라고 용기를 주시더라구요.
또 본인에게 한국어를 좀 알려달라고도 제안하시구요. 첫인상과는 달리 참 좋은 분이세요.
초반엔 저도 통통방식으로 어린이집에 같이 다녔어요.
9시쯤에 등원해서 11시까지 함께 지내다가 전 집에와서 밥을 먹고 낮잠 깰시간쯤 가서 또 한시간쯤 같이 놀고..
그렇게 한 2주쯤 지나니, 성범이도 좀 나아지는것 같았어요.
애들도 저랑 친해져서 저한테 '엄마, 엄마' 하며 따라다니는 애도 있었어요.ㅋㅋ
아마 성범이가 엄마 하니까 엄마가 제 이름인줄 알았나봐요
다들 아시다시피 성범이 목소리가 좀 크잖아요 ㅎㅎ
밖에서 들으면 '선생님! ** 주세요!" "선생님! 이것좀 보세요!" 이렇게 당당하게 한국어로 쩌렁쩌렁 얘기합니다.
근데 선생님 완전 천재 ㅋㅋ 성범이 하는말 다 알아들으시고 대응해 주시네요.
또 선생님이 뭐라 말하면, 성범이 인상 빡 쓰고 듣고는 눈치껏 알아듣구요.
역시 서로 관심을 갖고 집중하면,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모양입니다.
여기는 아침 6시 반부터 등원이 가능하구요, 오전 9시 반에 등원마무리 됩니다.
9시 반이 넘으면 의사확인서 없이는 절대 등원불가하구요.
대략 성범이는 9시 전후로 가는데, 그때 가면 다들 음악틀고 춤추고, 하고싶은 장난감갖고 놀고 그럽니다.
9시 반이 지나면, circle time이라고 다같이 모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지난 2주간의 주제는 Hawaii 였는데,일단 등원하면 꽃목걸이를 다 걸어주더라구요.
훌라춤도 알려주고, 하와이 인사법도 알려주고, 좀 어려워 보였는데, 화산폭발로 이루어진 섬이라고 과학책을 갖고 설명도 해주고...
2주간의 하와이주제가 끝나니, 간단한 퀴즈대회도 열고..
매번 이런 주제를 정하고 circle time을 갖는것 같았어요.
그뒤엔 만들기, 야외활동, 과학실험 같은걸 하는 시간이예요.
주제는 매번 다양해요. 뭐 파스타같은거 같고 풀로 붙이거나, 오려붙이기 액체 밀도차이로 램프만들기...
어느날엔 제가 정말 기겁했는데, 성범이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이 성범이가 정말 잘했다며, 지퍼백에 담긴 바퀴벌레같은거 시체를 주더라구요.. -_-;; 징그러워서 제대로 못봤는데.. 허리가 잘린 바퀴벌레 같은... 벌레 해부시간 이었어요. 애들이 직접 칼로 잘라봤나봐요.
미숙해서 제대로 해부하진 못했는데, 아마도 더듬이 머리 가슴 배 나누려고 했던듯...
이런 활동이 끝나면 식사시간이예요.
딱 한번 함께 먹어봤는데, 그날의 식단은 햄버거, 감자튀김, 파인애플, 카프리썬 (또는 생수)
치킨버거였는데, 빵에 치킨만 들어있어요.
여긴 애들이 다 말랐어요. 어른은 뚱뚱하고,.. 이런 부실한 식단때문이지는 않을까 해요. 통통의 식단이 그리워요..
그 다음은 낮잠시간
높이가 한 5cm쯤 되는 개인매트리스가 하나씩있어요. 낮잠시간이 되면 다 여기저기 깔아요.
성범이가 신기한듯 하는말..."엄마! 나 잠잘때도 신발신고자래!" 오후에 성범이 발냄새가 -_-ㅋㅋ
일어나면 오후간식
간식은 우유나 쥬스, 그리고 과자한봉지 뭐 이렇습니다.
그뒤엔 책읽어주는 시간, 오후 만들기 시간, 자유놀이 그래요.
또 주기적으로 발표시간을 갖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그 물건의 사용법, 색과 모양같은 특징 설명.. 이런걸 시키네요.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자랑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것 같았어요.
말하기 실력도 늘것 같고, 사람들앞에서 말하는 자신감도 기를수 있고, 괜찮은것 같았어요.
한달 남짓 여기 어린이집보내보며, 굉장히 다른점을 하나 느꼈네요.
애들이 엄청 잘 기다려요.
밥이나 간식먹기 3-40분전부터 눈앞에 먹을걸 차려놔요, 주스도 테이블에 올려놓는데, 당장 먹으라고 허락하지를 않아요.
또 수영장에 갔는데, 물에 젖은 아이들이 에어컨 바람에 덜덜떨며 샤워 자기순서가 될때까지 벽에 등대고 서서 기다리는데,
씻고 옷입은애들도 다른친구들 끝날때까지 서서 기다리는데, 제가 보니 한시간쯤 걸리더라구요.
어디 야외에 나가더라도 대기하는시간이 한시간이상씩 걸리구요,
그런데도 힘들다고 투정하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어요. 빨리 먹고 싶다고 미리 뜯고 힘들다고 짜증내는 애는 성범이밖에 없어요 -_-;;;
처음엔 '왜이렇게 느리게해??'생각했는데, 요즘보니 일부러 그러는것 같아요.
일부러 미리 펼쳐놓고 기다리게 하는 훈련을 시킨다는 느낌? 암튼 아이들이 무척 잘 기다리고, 무척 잘 참아요.
성격급한 저로서는 답답해 미칠지경이지만, 성범이도 잘 기다릴줄 아는 인내심을 배운다면 좋겠어요.
이제 슬슬 성범이 데리러 갈 시간이네요.
오후 5시에 데리러 가거든요.
사진도 올리려고 했는데, 사진 다운받은 노트북을 동그라미가 갖고 갔네요 ㅋㅋㅋ
동그라미 노트북 사용할수 있을때 사진도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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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그리고 ㅎㅎ부끄러워서 안쓸려고 했는데.. ㅎ 나중에라도 아실테니 ..
저희 둘째임신했어요.
한 일주일 입덧완전 있었는데, 싹 없어지고, 엄청 잘먹고 있어요 ㅋㅋ
한국갈때는 4식구가 되어 가겠네요. ㅎㅎㅎ
암튼 또 글남길께용~~~
** 한국은 비도 오락가락 날씨가 별로인것 같던데.. 모두 건강조심요 ^____________^
아이들은 참 잘 적응하지요 ?
즐겁게 지내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
4식구의 귀환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