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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4 15:34

맥가이버 우리 아빠~~

조회 수 5485 추천 수 0 댓글 8

서현이랑 둘이서 오랜만에 4박5일이라는 계획도 없는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목적지는 물런 부산이었지요.ㅎ

요즘은 여러가지로 많이 힘든시기입니다. 그럴땐 언제나 가고싶은 곳은 나의 고향 부산입니다.

그곳엔 엄마, 아빠가 있고 언니, 동생이 있고 또 추억이 있으니까요.

 

저희 친정 아버지는 그 연세에 흔히 볼수없는 정말이지 다정한 아빠이지요.

어릴때 엄마가 세탁기가 이상해..전기가 이상해...말만하면 뭐든지 뚝딱뚝딱 그야말로 저에게는 맥가이버였어요.

요즘도 아빠는 시집간 언니 동생이 부르기만 하면 달려가서 뚝딱뚝딱 해주십니다.

남편이 있는 딸들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언니 동생에게 말합니다..

"느그들은 좋은줄 알아라..이런 친정 아버지가 어디있노..내가 확 보쌈해서 아빠 서울에 데리고 왔으면 좋겠다..마"

그러면 언니 동생은 "뭔소리고 절대로 안된다 니가 부산에 온나..."ㅎㅎ

 

이번엔 미리 간다는 소리없이 부산에 가서 그런지 아빠가 저의 눈치를 봅니다.

아빠 성격상 묻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저의 주위를 살피며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십니다.

그런 저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아빠 아무일 없다 그냥 왔다..아빠 보고싶어서..왜 싫나??" 전 아직도 이른 반말을 ㅡㅡ

그러면 아빠는 "아니다 푹 쉬다 가라 맛있는거 많이 먹고..."

 

이런 헌신적이고 다정하신 아빠가 전 너무나 익숙해서 색연필은 은근히 스트레스 받아했답니다.ㅎ

저는 아빠란 막연히 이래야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보아온 아빠가 너무나 익숙했기에 색연필이 서현이 목마를 태워주다 힘들다고 내려오라하면 저도 모르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목마 태워주면서 한번도 힘들다고 안했는데...왜 저러지?'

뭐 이런 식이죠..ㅎㅎ

 

요즘 저의 힘든 상황을 저의 많은 부분을 알고있는 가장 친한친구에게 이야기하면 친구는 말합니다.

"내같으면 다 정리하고 그냥 부산가겠다..뭐고 그게..."ㅎㅎ

직선적인 친구는 바로 그렇게 정리를 해줍니다.

생각해보니,, 참 꿋꿋하게 내 자신이 잘도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그 힘은 바로 가족에게 나온다는 사실을 전 이번에 알았답니다.

 

물론 지금의 색연필과 서현이도 힘이 되지만, 그전에 이 힘을 키워주신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때 사랑으로 키워주신 우리 아버지...젖은 머리카락을 일일이 수건으로 다 마를때까지 말려주시고, 어릴때 부터 잔병에 시달리던 저를 위해 주말마다 산에 데리고 다니면서 망원경으로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시던 아버지..제가 직장생활하면서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삼십분이고 한시간이고 기어코 주물러 주시던 아버지..그런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걸 전 알았답니다.

 

어제밤에는 자려고 누웠는데 그런 추억이 스쳐 지나가면서 부모님께 너무나 감사했답니다.

그러면서 전 이런 사랑을 서현이에게도 고스란히 줘서 나중에 힘들때 그 사랑으로 견딜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제가 젤 잘한건...공동육아 통통을 알게 된거지요.

많은 통통사람들이 저에게 지금까지 변함없이 힘이 되고있습니다.

모두들 감사드리고,,그냥 이런 글을 쓰고싶었답니다.

감사합니다..모두들

 

 

 

 

  • ?
    아지 2012.09.14 16:11
    완두콩~
    마음이 따뜻해지고 부럽습니다.
    살갑지 않으셨던 아버지도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뵐 수 없게 되면
    큰 그리움으로 남던데,
    든든한 맥가이버 아버지는 늘 큰 힘이 되시겠어요.
  • ?
    에너지 2012.09.14 16:29
    완두콩에게 '무한긍정의 힘'이라고 외쳤는데 그게 다 아버님의 사랑에서 나온 거였군요~
    아버님의 사랑에 대해 쓴 글인데 왜 저는 눈물이 ㅜㅜ
    완두콩의 요즘 상황과 오버랩이 되어서이기도 하고 친정아버지가 생각나서이기도 하고..
    완두콩! 힘내세요!
    부산 아버님만은 못하겠지만, 서울에는 우리 통통 식구들이 든든하게 있잖아요~^^
  • ?
    날새 2012.09.14 16:34
    아이들이 힘들고 쉬고 싶을때 엄마나 아빠에게 마음껏 쉬다
    힘을 얻고 또 세상에 부딛치기를
    그리고 부모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기를
  • ?
    고등어 2012.09.14 18:17
    가슴이 찡해지는 글입니다.
    난 한 번도 아버지를 좋아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가끔 못 해드렸던게 죄송하기도 하고.
    완두콩 힘내요!!
    제가 보기에 완두콩도 서현이에게 아버지에게 받은 사랑을 모조리 내려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아!! 어떻게 해야하나.......
  • ?
    둥글레 2012.09.15 09:06
    완두콩아버지랑 둥글레 아버지랑 비슷하신것같아요 울 아빠도 별명이 맥가이버셨는데 저도 그 끼를 물려받은 것같다고 장군이 얘기해요 울산에 사시는데 가끔 집에 뭐가 고장나면 아! 울아빠 계셨으면 뚝딱 해결하셨을텐데 아숩고 보고잡고 눈물납니다 말없이 사랑을 전하던 아버지 지금 뵈러갑니다 아부지~
  • ?
    초승달 2012.09.18 00:05
    따뜻하고 훈훈해서 참 좋네요. ^^ 전 갑자기 완두콩이 보고싶네요..ㅎㅎ
  • profile
    두부 2012.09.18 12:54
    완두콩의 글에서 힘든 마음의 무게와 또 그 무게를 지고서 두 주먹을 꼬옥 쥐고 있는 완두콩의 투지.. 또 그 투지의 든든한 마음목이신 아버지의 모습이 모두 보이는 듯 합니다.
    완두콩.. 힘들고. 피하고 싶고, 또 마구 화도 내고 싶은 가슴팍을 이렇게 따뜻한 글로 쏟아내셨구만요....
    내사 마 완두콩이랑 쏘주한잔 하고 막 울고싶따 마....
  • profile
    도토리 2012.09.18 13:21
    완두콩의 힘이 아버지에게서 나오는 것이었군요.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에게서 받은 사랑을 서현이에게 고스란히 주시려는 완두콩 역시 참 따뜻한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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