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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4 15:40

마지막 방모임..

조회 수 5155 추천 수 0 댓글 12

드디어..결전의 순간이..

흑흑 5년의 통통생활의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저번 목요일 마지막 방모임을 했습니다.

참석자는 완두콩, 날새, 콩나물, 발가락, 올빼미, 늦게나마 수락방모임 끝내고 오신 세아이의 엄마 멍게, 다들 피한다는 공포의 아마를 해주신 두꺼비까지..마지막 답게 다들 참석해 주셨네요^^

사실 이날 서기를 맡긴 했으나, 다들 폭풍 수다와 지난 아이들 이야기로 도저히 기록을 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 상황에,, 담쟁이의 따스한 한마디,,, '안적으셔도 됩니다.~~'

네 그래서 방모임 회의록따윈 적지 않겠습니다.ㅎ

저에겐 통통이란 무엇이었을까요?

네살부터 받아준다는 통통어린이집에 저는 겁도 없이 세살난 서현이를 데리고, 당당히 입성했습니다.

그때는 터전도 이렇게 건물이.. 훌륭ㅎ 하지는 않았답니다.

참 허름도 했었죠..

그래도 전 너무나 좋았어요..

봄이면 아카시아 나무의 향으로 정말 그윽했더랬죠.

서현이는 세살때 네살반에 들어갔었는데, 그때 담임을 맡았던 이슬을 .."이쓰리~~이쓰리~~"하고 불렀더랬습니다.

저는 그전에 다른 얼집에 보내고 왔었기 때문에 더더욱 공동육아라는 것이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그때 제가 통통얼집을 결정하고 그 주위로 이사를 갔었는데,,,

며칠후 회의가 열렸어요..

그때 회의 주제는 "터전이전"이었더랬습니다.

이런....일이...있나???요???ㅋ 이사왔더니, 다른곳에 간답니다...ㅎㅎ

그리고 그때 부터 시작되는 터전이전을 위해 몸을 불태우는 조합원들의 반복되는 회의..또 총회 또 회의 ㅎㅎ

세살난 서현이를 업고 안고 총회에 방모임에 또 소위모임에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왜냐하면,,,그렇게 해야 되는 줄 알았어요.푸하하 ㅎㅎ

그렇게 뭣 모르고 서현이와 일년을 보내고 네살이 되었는데..두둥..그때는 재정사정이 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보니 네살이 많아야 지원을 받는데,네살 한반이 여섯명 이상은 못하게 되어있잖아요..

그리하여...서현이가 일년 먼저 다닌 선배로써ㅜㅜ5살 반에 들어가야만 하는 실정이 되었어요.

그때 조합과 교사가 저에게 양해를 구해서 저는 선뜻 오케이 했었습니다.

물론 백프로 좋지는 않았어요.

 네살과 다섯살은 엄연히 발달상황이 다른데 고민스러운 부분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교사인 이슬을 믿고 의지하였기에 가능하였던 일이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슨일이든 단점이 있으면, 장점이 있는법,,,그때 일년 선배와 그 반에는 첫째를 보내고 둘째인 아마도 있었기에, 많은것을 보고 배울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동육아라는 곳에 빨리 흡수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서현이가 5살이 되고 제가 홍보이사를 하고,,그땐 왜그리 회의가 길었는지ㅎ 이사회는 항상 새벽 두시 이후나 되서야 끝이 나고,, 색연필은 저에게 도대체 뭘 하냐고..의문을 제기했었죠..

그래서 제가 홍보이사 임기가 끝날때 그 의문을 해소하라고ㅎ 제가 직접 색연필을 시설이사로 지지했습니다.

의외로 상당히 좋아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마..회의는 안하고 술먹고 늦게 온줄 알았나 봅니다. 쯧쯧

그렇게 여섯살때 색연필이 시설이사를 하고,, 서현이 일곱살때는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일이 생겨 통통에 적극적 참여를 못한것 같네요..

하지만,, 감히 말합니다ㅎㅎ 나 열심히 했다고 ㅎㅎ 진짜로~~

우리 서현이의 파란만장한 삶은 어땠냐..

서현이를 보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참 잘키웠다고 푸하하 좀 잘 키웠긴 하죠??ㅎㅎ

하지만, 우리 서현이 아주 예민한 여자입니다.

세살때는 서현이를 컨트롤 할수있는 유일한 통통교사는 이슬뿐이었어요.

감히 다른 사람들은 우리 서현이 몸에 손을 못댔어요.ㅎㅎ

왜냐...우리 서현이는 소중하니까요~~

그만큼,,아주 섬세하고 예민한 부분이 있었죠.

흠...얼집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면, 정말 힘들었죠. 제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땐 서현이를 업고 동네를 몇바퀴 돌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고, 화가 치밀땐 우는 서현이를 뒤로하고 얼집에서 나와버렸죠.

다들 아실거예요..그때 엄마의 마음을..

하지만, 서현이가 너무나 잘놀았다는 얼집 교사와 아마들의 제보에 저는 그래..이건 크는 과정이고,, 날 사랑해달라고 더 안아달라고 하는 서현이의 제스쳐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저는 교사에게 맡기고 그 후로는 그냥 믿었습니다.

왜냐..저도 소중하니까요.ㅎㅎ

그리고 서현이는 여섯살때 이슬과 이별아닌 이별을 합니다.

담쟁이에게로 갔죠ㅎㅎ

담쟁이는 이슬과 교육방식이나 여러면이 조금 달랐지만, 우리 서현이는 적응을 잘 했고, 또 다른 교사를 만남으로써 서현이는 또 다른 세상을 볼수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여섯살때는 솔직히 불안한 면도 있었어요.

왜냐면 다른 얼집 여섯살아이들과 비교를 하게 되니까요.

제가 비교하는게 아니라 제사때 만나는 사촌들이나, 제가 아닌 주위 사람들의 비교가 시작되죠.

젤 많이 듣는말 두가지는 배꼽인사와 한글이죠.

서현이는 책을 많이 보는 아이인데 얼핏보면, 마치 글을 아는것 같았어요 ㅎㅎ

하지만 그건 트릭일뿐 그림만 죽어라 보고 있었던 거였어요.

이 사실을 알면 기대했던 어른들은...그림보는거였어?라며 실망을 하시죠 ㅎ

그러면서 주위 아이들에 비해 인지적으로 조금 느린 서현이를 발견하면,,약간은 불안감이 든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끝까지 저의 교육관을 고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젤 잘한건 그 교육관을 고수한것입니다.

그리고 서현이가 7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감히 말합니다.

내 딸 잘 컸다고~~

선배들이 항상 저에게 했던말,,,"공동육아의 꽃은 7세다" 그렇습니다.

아...이거였구나 그래 이거였어..

그래프로 따지자면 7세가 되면 그래프가 상승곡선을 탑니다.

다른친구들은 아이들이 7세가 되면,,너무나 부모들이 힘들다고 하는데,,

전 지금 너무 좋습니다.

우리 서현이가 너무 좋고, 통통이 너무 좋습니다.

근데 이제 갈때가 되었다고 하니 너무 슬픕니다.

눈물이 납니다. 흑흑

나 일년만 더있으면 안되겠니??

며칠전 우리 어머님께서 저에게 말하십니다.

"얘야 니말이 맞는것 같다..서현이 보니 억지로 가르치고 할필요가 없는것 같다"

사실 다른 어린이집엔 직접 보지는 못해도 프로그램도 많아 보이고 아이들이 뭔가 하는것 같은데,, 우리 아이들은 그냥 노는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다 이렇게 노는것에도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공동육아 교사들은 학교 유아교육과에서 배운것말고 공동육아 교육을 따로 최소 6개월을 받습니다.

또 그외에공동육아 교사들과 계속 아이들 교육에 관해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모듬을 하는것도, 또 모듬을 하고 연계하는 활동도 다 이유가 있는것입니다.

내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하고 내가 행복해하면 아이도 행복해합니다.

말은 쉽지만, 사실 쉽지 않죠..

하지만,,꼭 노력해야 될 부분인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공동육아

절대 특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아이들의 많은 부담을 덜어주는곳, 오히려 배우지 않는곳일지도 모릅니다.

서현이가 아무생각 없이 빈둥거리고 누워있으면, 뭔가 하지 않고 누워있으면 참 뭐라도 해야될것 같은 생각에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금방 후회합니다.

왜 나는 아이가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것을,, 상상하고 있는것을 여유로움을 방해하는것일까?

왜 뭔가를 주려고 하는것일까?

채우는 기쁨이 있다면,,비우는 기쁨도 있듯이

내 아이에게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상상할 기회를 제공은 못할망정 멍하게 있다고 애한테 무슨짓을 한걸까?

ㅎㅎ

이렇게 하루를 매일 반성하고, 배우고, 또 후회하며 살아가는 엄마 입니다.

모든 엄마가 그렇듯 우리는 정말 엄마이지요..

 

제가 7세때 개인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신입조합원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소통했을텐데,,그러지 못한 부분 너무나 안타깝고, 많은 좋으신 분들을 놓친것 같아 후회가 밀려옵니다.

하지만, 이동네에서 사부작사부작 살거니까..기회는 언제나 있다고 믿습니다.

 

 통통 아마들 그리고 통통 교사들,,,특히 서현이 똥 기저귀 갈아주고, 오감으로 예민한 서현이를 받아준 이슬,,편안하게 , 여유롭게 서현이를 토닥토닥 거려준 담쟁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서현이 인생에 큰 지침이 되어주었고 큰 나무가 되어주었고 큰 사랑이 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
    관리자 2013.01.14 17:10
    와우!! 통통 5년을 총결산 해주셨네요...^^
    아...왠지모를 이 허전함이란...벌써부터 ㅠㅠ
  • profile
    담쟁이 2013.01.14 23:14
    완두콩~마지막 방모임이라는 말이 너무 슬프네요~~2월에 한번더 할까요??ㅎㅎ
    2년동안 완두콩 뿐만 아니라 백두방 아마분들 모두~~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작년에 아마분들께서 하셨던 말이 저는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어요~~
    "우리 도봉방 아마들은 담쟁이를 믿는다고~힘내세요"라는 말~~지금 생각해도 폭풍감동이~^^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서로 믿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하고~우리 아이들을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신나게 즐겁게 아이들과 지내렵니다~~백두방 화이팅~!! ^^
  • ?
    이슬 2013.01.15 01:26

    김 , 서 , 현 통통의 막내둥이가 벌써 7세가 되었다니..... 통통의 역사만큼 서현이는
    여러 상황들을 겪어 왔지요!!! 여러 형태의 통합방 생활, 구 터전, 아파트 생활 2개월 ,
    새 터전에서의 (현재 터전)생활, 순탄하지 않았던 통통생활, 평가 인증, 서율형등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생활하며 지내 왔네요,
    서로 조합과 교사를 격려 하고 믿음을 주며, 함께 기다려 주고, 용기를 주며, 그 당시의 어려움을
    헤쳐 나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락산 터전에서 안정적으로 생활 할 수 있기까지~ 선배 조합원들과 교사분들께서 공사현장을 오가며,
    점검한 덕 분에 현재 터전을 우리의 삶에 공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어요. 우리 잘 사용하고 있나요?
    터전 나무문, 담장 울타리, 터전 앞 울타리, 텃밭도 만들어 주셨지요~~

    서로 함께 피 땀흘리며 만들어 낸 공간, 어려움을 겪으며 경험한 일들이 생각이 나네요.
    완두콩, 색연필의 개인적인 어려운 상황에서도 통통을 지켜 주시고 끊임없이 관심 가져주셨지요
    고맙습니다. 믿음, 신뢰, 애정 잊지 못 할 것 같아요

    서현이 졸업해도 통통 자주 놀러 오세요~~~(하진이, 석호, 솔, 세민, 현민이도 자주 놀러와) 

  • profile
    색연필 2013.01.15 16:23

    통통전도사 다 됐구려...
    흘... 졸업하기 싫다... ㅠ.ㅜ
    많이 불러주세요~ 교사님들, 조합원님들...

    통통 작업도 가능

  • ?
    아지 2013.01.15 19:41
    작업도 가능 ~
    이 부분 꼭 기억해주세요, 살림이사님 ~
    완두콩과 색연필의 통통에 대한 애정과 헌신, 꼭 기억할께요.
  • profile
    포뇨 2013.01.15 23:26
    완두콩~존경합니다 ㅜㅜ
    이쓰리~이쓰리~ㅋㅋㅋㅋㅋ
  • ?
    봄이 2013.01.16 07:09
    음..공동육아가, 통통이 뭔가 있긴 있나 봅니다. 제가 아는 공동육아전문가는 원래부터 공동육아라는 것이 장밋빛만은 아니라고 하면서 환상을 깨고 가싯발길로 들어갈 때 그제야 시작되는 것이라 하시더군요. 교사회를 믿고, 서로를 믿자는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 ?
    올챙이 2013.01.16 15:22
    완두콩의 통통사랑과 서현이에 대한 믿음이 부럽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 ?
    발가락 2013.01.17 15:54

    지금 백두방이 다섯살 일때, 조합 충원문제로 11명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었죠. 인원 문제로 층도 먼저 2층으로 올라가야 했고.. 홍보이사로서 정원문제를 책임지던 완두콩이 같은 방 아마들을 다독이며, 교사를 믿고 가보자는 취지로 말씀하시던 게 기억나네요. 네 살 서현이를 다섯살 방에 함께 보냈던 완두콩이었기에, 별다른 이의없이 믿고 따랐던 것 같아요. 그 때 모습이 어제 같네요. 비좁은 방, 한 쪽 무릎 세워 두손 얹고 조근조근 말씀하던 모습이...

  • profile
    두부 2013.01.19 03:21

    세번째 읽고서 인제사 꼬리글을 답니다이. 음.... 가심이 뻐근..해서요...
    살짝 심란했던 요즘이기도 했고,... 글을 쓰시면서도 혹시 이런 말이 누군가에게 예민하게 받아들여 지지는 않을까... 하고 마음쓰였을 완두콩의 모습도 느껴지고... 그럼에도 선배 아마로써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 마음. 꼭, 해주고 싶은 말. 그런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저는 참 좋네요. ^^*
    예전 선배아마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참 말로 대단시렵다는 생각이 들지요. 비온뒤 땅이 굳는다는 말을 요즘 많이 떠올리는데요... 그때 함께 맞으셨던 비가. 굳은 땅에, 지금 우리들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을때는 잘 알수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비를 맞게 될때는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알게됩니다.
    그때야 말로 그 사람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결핍, 트라우마, 패턴.. 힘, 신뢰와 애정 이 모든것들이 바로 비가 내릴때야 드러나게 되지요....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치요....

    공둥육아에 발을 들여 놓은지 만으로 한해가 되어갑니다.
    한 해 동안 느낀것이 있다면. 공동육아는 만들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밥을 먹이고 씻기고... 그리고 다투면서도 만들어 가는 것. .. 머.. 이런것 같아요.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져있는 시스템에 들어왔다기 보다 선배아마들이 만들다가 졸업한것을 계속 만들어 가야하는거구나.. .. 싶습니다.
    그래서 부족한것도 많고 덜된 것도 많고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안한것도 많으니 그걸 하면 되는 것...
    뭐 혼자서 대략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만 이 비를 앞으로 시시때때로, 주구장창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맞아야 한다는 것이죠... 참 무섭고.. 피곤하고..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나같이 감정소비가 많은 인간이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원망하게 되고 또 이 부족함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될것이 뻔해!! 라는 생각에 요즘 살짝 거시기 했지 말입니다. 이사 같은거 안하면 안될까 난 이사 안해도 열심히 할 수 있는데, 나는 아무래도 성격이 공동육아는 안맞나?? 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것이야 말로 쎌프로 퍼먹는 빅엿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함께 비를 맞게 될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세살짜리 친구 딸 녀석을 떠올려 봅니다.
    딱 말 한마디로 얼마전 제게.. 충격적인 가르침을 준 스승님이십니다.
    안그래도 열라 긴 글을 쓰고 있지만 내친김에 걍 씁니다.
    제 친구는 직장생활로 인해 아기를 친정엄마한테 맡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친정엄마와 친구 사이의 트라우마인데, 이 친정엄마라는 분은 그야말로 말씀마다 사람을 후벼파고 윽박지르시는게 생활화 되신 분입니다. 친구는 지금 엄마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상담을 받고 있는 중이구요,
    이 친정엄마가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요 세돌짜리 조카놈이 밥을 먹다가 벌러덩 누운채로 쩝쩝 씹고 있더군요.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아이를 앉히려고 했는데 딱 걸렸습니다.
    예상 대로 친정엄마는 조카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험악한 말들을 쏟아 붓습니다.
    그때! 요 세살짜리놈이 어찌했는줄 아시나요? 발딱 일어나더니 "요더케?" 하면서 웃는 겁니다...
    그때 밀려오는 감정의 쓰나미들은.. 참 묘한 것이었습니다. 망치로 뒷통수를 내리 친 듯 하더군요.

    그래요. 세살짜리 녀석은 그 고함과 윽박속에서 상대방이 하고싶었던, 그니까 본심이라고 말하는 그 찾아내기 개떡같이 힘든것을 바로 찾아낸 겁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너무나 힘든 그것을... 그녀석이 그렇게 한마디로,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들며..
    저것이 바로 부처의 모습이 아닐까...싶더군요. 누구의 내면에나 존재한다는 '온전한 자기'의 모습인 것이죠.

    댓글을 이따위로 쓰는것에 대해 죄송네요.... 왜 밤에 쓰는 글은 늘 ㅠㅠ

    왠지 그 사람이랑은 우산이 없어도 참 좋을 것 같은 얼굴들을 떠올려 가면서...

    감정적으로 너무 약하고.. 미모사 같이 한 손끝 만으로도 움츠려 드는 제 그림자가 오늘 밤 따라 무척이나 뚜렷해 보입니다.

    누군가를 마음에 안들어 하고, 선을 긋고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싫어 한다고 하면서 되려 선 안에 있지 않았던 불안이었으리라..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적어도 이렇게 부끄러운게 많으니까... 내일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겠..죠.. 머.... ^^

     

    아주 찐~~~하게, 함께.  비를 맞아 보아요.........

  • profile
    두부 2013.01.19 04:50
    댓글 테러라는 것이 바로 이런것이지.
    하지만 완두콩.... 마음공부를 하면서 알게된 완두콩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몸과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있었어요.
    참 많이 힘들텐데도.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지요. 발가락이 당신을 회상하는 모습이 마치 모딜리아니의 그림 한장 같네요. 그 묘사가 가슴을 찡.. 하게 하는건.. 나도 언젠가 정든 사람들을 그렇게 회상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지...
    내일이면 부산에서 짜라빠빠 하겠구만.. ^^ 서현이 진짜 잘키워서 좋겠다!!!^^
    나는 내일 열라 일찍 딸기우유가 델러 온댔는데 왜이러고 있는거야.................... --"
  • ?
    초승달 2013.01.25 00:25
    댓글을 달까 말까 많이 망설였어요...읽으며 쌓인 감정들이 달아날까봐...^^
    감사해요 완두콩. 아마 전 열심히 들여다보던 책의 글귀보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필요했었던가봐요.
    제가 요새 하고 있던 고민들을 알고 계신듯 조근조근 풀어내신 얘기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네요.
    앞으로도 흔들리고 고민하고 혼란스러운 순간 순간에 읽어봐야겠어요.
    졸업하시는게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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