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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이 오면

                                   안도현 詩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지난 임시총회(10월11일)를 준비하면서 만들어 둔 자료에 넣었던 시입니다.
제목은 9월이 오면이지만,
9월이든 11월이든 마음은 같은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렇게 기대고 의지하며 사는게 우리네 사는 모양새이겠지요...
오늘도 평안하시길...
  • ?
    거북이 2008.10.27 13:20
    알콩에 대한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은
    참으로 멋진 댓글(댓시?)입니다.
    개미가 학창시절 교지 편집장이었다고 은근히 자랑하던데
    맞나보네.
    이건 뭐 조선시대 시인묵객들의 대화법 같기도 하고.
    멋지다는 거.
  • ?
    물억새 2008.10.27 14:34
    좋타~
  • ?
    개미 2008.10.27 15:47
    근데 그게 중학교때라는거...
    은근히 자랑한 건 아닌데... 거북이께서 기억력이 참 좋은 신 듯 합니다. 별걸 다 기억하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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