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아이들의 호흡은 깊다> -김재형
아이들이 노는 걸 자세히 보자.
공을 쫒아 달려가고
나무에 매달리고
물 속에서 물장구를 치고
눈을 뭉쳐 멀리 던지고
긴장된 모습으로 눈동자를 굴리며
호기심을 보이는
심지어 놀다가 넘어져 울음을 터트리는 순간까지
그 아이의 몸을 자세히 보면
무엇보다 그가 들이쉬는 숨의 호흡을 지켜보면
노는 아이들의 호흡은 깊다
우리가 흔히 단전이라고 말하는 그곳보다
더 깊은 곳에서
온 힘을 다해 숨을 끌어당긴다
논다는 것은 세상을 깊이 호흡한다는 것이구나
노는 아이들이 세상을 깊이 받아들이겠구나
놀면서 싸우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울기도 하지만
이렇게 해서 서로 양보해야 같이 놀수 있다는 것 알게 되고,
자기 몸을 어떻게 다뤄야 안전한 지도 익히게 되고,
노는 기쁨은 언제나 슬픔과 이어진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놀지 않았던 아이가 자라면
양보의 기술을 익히지 못해 늘 무리하다 실패하게 되고,
몸의 안전을 돌보는 힘이 없어 위험에 부딪치면 큰 사고로 이어지고,
슬픔을 감당할 힘이 없어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논다는 것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는'일
소유뿐만 아니라
책임과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무책임이 아니라 책임을 넘어
서로와 서로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것
노는 아이들을 보면
'교육이 왜 노력이 아닌지' 알게 된다
교사의 어떤 교육적 의도와 열정도 스스로 놀이하는 아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라 갈 수가 없다.
좋은 교육은 놓아 두는 것
멀리서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
가까이 마주 앉게 되면 사랑 가득한 눈길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