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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몇 달 전부터 저의 자녀양육이야기의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했어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런 글이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자녀를 양육하며 저는 많은 선물을 받았기에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사실은 부모들이 함께 아이들을 양육하는 공동육아를 오면서 부모들과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짧은 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 같아 저의 이야기만 나누게 되었어요.

 

저에게는 자녀가 두 명이 있습니다. 첫째는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 중학교 2학년이 된 딸입니다. 두 자녀는 제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 선물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여겨질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저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선물이었습니다.

 

자녀는 저의 거울이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저는 제 내면의 깊은 우물 속에 감추었던 내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심한 알콜릭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아주 어려서부터 잠을 주무시기 위해 마시던 술이 삶이 되었고 세상과 자신의 상처에 대한 분풀이로 힘없는 가족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제가 점점 자랄수록 아버지의 알콜릭으로 인한 폭력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졌고 아버지와 같은 공간에 숨을 쉰다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서 청소년기에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믿는 신앙으로 이겨낼 수 있었고 같은 신앙을 갖고 있는 좋은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양육했습니다. 그런데 어린 자녀를 양육하면서 저는 어린 자녀가 잘못을 할 때 극도로 분노 하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후로 저는 저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었고 내면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어렸을 때 깊은 상처가 나를 분노하게 만들고 아직 어리고 약한 자녀에게 쏟아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녀는 저를 성장하게 했습니다.

자녀는 저에게 거울이 되어 주었고 저를 성장하게 해주었습니다. 그 후로 저의 연약함이 또 자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저의 내면을 돌보는 일들을 하였고 또 저의 아이들과 함께 하며 어느 정도 저의 내면을 치료하였습니다. 그것은 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일이었습니다. 몸으로 놀고, 책과 놀고 자연과 노는 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잘 양육하기 위해 읽었던 책들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들이 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밤마다 읽어 주었던 동화책은 저를 꿈꾸게 해주었습니다. 특별히 아이들과 밤마다 잠자리에서 자주 읽었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라는 동화책은 제가 읽어 줄 때마다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큰 아이가 6학년이 될 때까지도 읽어주었던 “우동 한 그릇”,“샬롯의 거미줄” 등 많은 책들은 지금도 저의 책장에 있습니다. 아이들과의 울고 웃던 추억이 담뿍 들어 있는 책들을 가끔 펼쳐 볼 때 저를 미소짓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오르던 산이 있었습니다. 산에 오르며 함께 느꼈던 사계절, 저녁노을이 질 때까지 우리의 아이들과 뛰어놀던 기억은 아직도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1999년 큰 아이가 다니던 교회부설 유치원이 재정적으로 어려워져 문을 닫자 여섯 살이었던 유치원 친구들 6명의 부모들과 함께 품앗이 유치원을 운영한 것도 그 당시 제가 처음 책으로 접한 공동육아를 모델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10년 교사로서의 경험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한 공동육아의 모델로 접근하여 운영한 품앗이유치원도 제게 기쁨과 성장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저도 함께 자랐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면서 저도 함께 책을 읽고 저도 알아가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효율적으로 읽고 싶어 독서지도를 공부하였습니다. 또한 자녀라는 거울을 보고 나를 더 잘 알고 또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상담과 치료 공부를 하였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인간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저의 관심분야인 아동에 대해 알고 궁극적으로 아동들을 돕고 싶어 대학원에서 아동복지전공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자녀를 통해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자녀는 저에게 거울이 되었고 그래서 저의 내면을 성장시킬 수 있었으며 궁극적으로는 꿈을 꿀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저의 내면을 치유하며 성장시키는 과정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과 맞물려 저도 함께 자랐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은 우리 보석처럼 자신만의 빛깔이 있는 아이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자신의 빛깔을 드러내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도록 하는 꿈입니다. 아이들이 자신만의 빛깔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은 교육기관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곳은 바로 가정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빠, 엄마가 건강한 가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교회에서도 15년 정도 영아부(부모와 영아기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곳)사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어 힘들어 하는 부분들을 돕고 싶은 마음과 부모와 자녀가 모두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공부도 계속하였습니다. 대학원에서도 특별히 부모교육에 관심을 갖고 숙대 이소희 교수님께 부모교육에 관한 수업을 3학기 연속으로 수강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논문과 부모교육에 관련된 책을 보며 공부를 했고 석사과정을 마치며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아동의 탄력성(Resilience)에 관련한 논문을 썼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온 곳이 통통어린이집이었습니다. 제가 1999년경에 다른 엄마들과 함께 품앗이유치원을 운영할 때 롤모델처럼 여기고 운영했던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원장을 구한다는 소식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통통에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짧은 시간동안 적응하고 어린이집 운영만 하여 너무 아쉬움이 남고 제 개인적으로는 많은 배움과 깨달음의 공간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곳에서 비록 짧은 시간의 경험이 분명히 삶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녀들은 모두 서로 다른 존재이며 변화가 가능한 존재이며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과 자녀들을 향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첫째 아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저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아이였습니다. 모유수유를 온 몸이 아플 정도로 하루 종일 했는데 울면서 다 토해내며 저를 허탈하게 만들고 머릿속에서부터 발끝까지 아토피로 인해 거의 잠도 안자고 피가 나도록 긁어 대던 까다로운 아이였습니다. 유아기에도 거의 일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고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울면서 다 토하는 아이였습니다.

둘째 딸아이는 영아기에는 너무 순한 아이였습니다. 너무 잘 먹고 잘 자고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돌이 갓 지난 둘째 아이를 데리고 첫째 아들과 그 친구들 6명이 함께 하는 품앗이 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영아기인 딸아이는 누구에게도 잘 가고 잘 놀았으니 신나게 품앗이 유치원을 운영하며 놀 수 있었습니다.

첫째 아들은 언어발달이 느려서 다섯 살까지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고 언어전달력도 떨어졌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 갈 무렵 큰 아이는 인지, 언어 발달이 좀 느려서 초등학교에 가서도 읽기 쓰기를 어려워하는 느린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많이 기다려야 했고 자신이 잘 못하는 것을 인지한 후 자기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교육은 시키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발달 상태를 누구보다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부모가 아이를 믿고 아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계속 관찰하면서 아이의 사고력은 언어에서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제가 독서지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 지를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들에게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잠자기 전에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교회에서 또래친구들과 함께 하는 독서토론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학도 사고력문제를 함께 풀었습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까지는 수학문제를 푸는 긍정적 정서를 같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큰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은 학원을 다녀야 될 것 같다고 할 때 아이와 학원을 함께 다니며 아이가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작은 아이는 발달이 평균 연령보다 빠르고 총명해서 모든 것을 스스로 깨우쳤고 초등학교1학년 때도 제가 챙겨 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 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점 자라면서 큰 아이는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아이가 되어 거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는 반장을 도맡아 했습니다. 큰 아이의 강점은 사람들과의 친화력이 뛰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아주 잘 한 것도 아니고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능력도 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2학년,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미국국무성에서 하는 교환학생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큰 아이가 원하는 바였고 제 생각에 큰 아이의 강점인 사람들과의 친화력을 십분 발휘하여 적응도 잘하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주위사람들은 대학입시를 앞두고 모험을 하는 것이라고 걱정하셨지만 저희 부부는 인생을 80세 이상이라고 볼 때 빨리 가는 것 보다 좀 더 어렸을 때 많은 경험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끔 미국에서 아들과 연락하면 벌써 미국 친구들과 미국 호스트 가족들은 내년에 더 연장해서 지금 고등학교에서 함께 졸업하길 원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반면에 둘째아이는 성취욕이 아주 강한 아이입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 학교 다니면서 모든 상은 다 독식을 하고 스스로 모든 영재시험이란 시험은 학교대표로 나가서 보고 옵니다. 어느 날 우리 둘째 아이가 우리 부모님은 어찌 이리 신경을 안 쓰십니까? 학원도 안 보내시고 이렇게 뛰어난 딸에 대해 관심도 없으시다고 투덜거리다가 사실 자신은 부모님이 신경을 안 쓰니 영재시험조차 즐길 수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느린 큰 아이보다 똑똑한 둘째 아이가 걱정이었습니다. 너무나 자신의 주장이 뚜렷하고 거기에다 자아가 너무 강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면이 부족해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잘난 척 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오자마자 학교에서 둘째 아이가 두각을 나타내니까 시기하는 친구들이 계속 괴롭히더니 어느 날은 집단으로 아이를 끌고 가 아이를 힘들게 했던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몇 번 이야기 했을 때 밤늦게 까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왜 아이들이 힘들게 하는 지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결국 집단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는 사건을 당하고 잠을 못자고 울면서 깨는 것을 보고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구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지혜롭게 마무리 해주셨고 그 이후로는 우리 아이가 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관계도 변화되었습니다. 사실 이 일이 우리 둘째 아이에게는 힘든 일이긴 했지만 이 일을 통해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아이가 되길 원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항상 공부를 하는 것도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덕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 둘째 아이는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아이이고 아직 어렸기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너무 몰두하였고 그것이 친구들과 관계를 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의 특성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지금도 어떤 문제가 있을 경우는 둘째 아이하고는 밤을 새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자신이 이성적으로 이해가 갈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어야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는 기쁨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순간순간 힘들었던 적도 많지만 제게 기쁨을 안겨주었고 때론 저를 감동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아이가 한 가지씩 알아가는 것들이 신기했고 기뻤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순간 즉 함께 웃고 놀고 바라보는 순간들이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제 훌쩍 자라면서 힘든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우리는 친정 부모님과 함께 3년 6개월 정도 함께 산 적이 있습니다. 친정아버지의 알콜릭이 너무 심하셔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셨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밥은 안 드시고 술만 드시고 친정어머니를 몹시 힘들게 했고 급기야 친정어머니까지 스트레스 당뇨로 고생을 하셔서 저희 남편은 친정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친정부모님을 도와드리자고 했습니다. 저는 싫었습니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걱정되었습니다. 이제 아버지께서 나이가 드셔서 힘이 없지만 어떤 행동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할 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친정어머니가 너무 힘드셔서 우리 가족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아이들이 힘들어 했고 사춘기에 접어 든 아들은 전화를 많이 쓴다고 할아버지에게 맞고는 가방을 싸고 집을 나가겠다고 한 적도 있고 급기야 모든 가족들이 할아버지의 욕설과 횡포에 쫓겨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할아버지의 행동에 분노에 찬 아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부부는 아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아들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5월8일 어버이날 아들이 편지를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내용은 할아버지께서 우리 가족을 많이 힘들게 하지만 할아버지는 많이 아프신 분이고 할아버지는 우리가 돌봐드려야 할 가족이라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저는 울었습니다. 큰 아이가 힘들었던 순간을 뛰어넘어 훌쩍 마음이 자란 모습을 보며 감사했습니다.

둘째아이도 친구들의 집단따돌림을 당한 후 엄마, 제가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밤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도록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셨어요. 그리고 이제 제가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고, 나와 같이 마음이 힘든 아이들이 보이고 그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어 줄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힘든 과정 속에서 더욱 성장하는 것을 볼 때 말로 할 수 없이 기뻤고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힘든 과정을 겪을 때마다 자녀를 위해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를 죽음에서 건지신 분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저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나의 울타리에서 점점 벗어나 세상을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어떠한 시련 가운데에서도 다시 일어나 당당하게 세상과 마주하리라 믿습니다.

 

자녀는 이제는 삶의 동역자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우리를 걱정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기도합니다. 남편이 2년 전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공항장애가 왔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대학교 강의도 못하고 거의 집안에서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남편은 자신이 너무 힘들기에 우리 가족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날마다 가정예배를 드리며 아들과 딸 그리고 제게 자신 몸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몸과 마음이 모두 연약해져서 몹시 불안하여 떨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아이들은 진지하게 아버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 때 이제 아이들은 우리가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동역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 있는 아들은 멀리 있지만 화상통화를 1,2주에 한 번 정도하는데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딸아이는 요즘 방학을 하고 나서 부쩍 우리들을 챙겨줍니다.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늦게 끝나 집에 갔는데 “엄마 힘드시죠?” 하며 뜨거운 물을 대야에 떠서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며 제가 엄마 발 맛사지를 해드린다고 발을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발을 딸에게 내어 맡기고 딸을 바라보며 “넌 어디서 발맛사지를 배웠니?” 했더니 아빠, 엄마 해드리려고 인터넷 동영상에서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심한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지만 너무 행복했습니다.

또 언젠가 우리 아이들에게 ‘너희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다’. ‘대학교부터는 스스로 알아서 대학도 다녀야 한다’ 고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아이들은 걱정하시지 마시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하는 말 ‘제발 빚만 물려주시지 않으면 된다’ 고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마주보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우리 부부가 농담으로 서로 당신은 나와 함께 사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우리 딸이 간단하게 정리해줍니다. 아빠는 엄마에게 결혼해준 것을 고마워하고 엄마는 아빠가 같이 살아주는 것을 고마워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 아빠가 아무것도 없는 가난하고 불쌍했던 총각 때 엄마가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하기 어려운 선택이였으니 아빠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아빠가 엄마의 모든 것을 잘 받아 주시고 품어주시니 엄마는 아빠에게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 부부가 부족한 부분도 서로를 내어놓고 채워가는 모습을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아들, 딸, 우리 가족은 같은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 꿈은 우리의 것들을 함께 나누는 꿈입니다.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지 우리가족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사는 꿈입니다. 우리는 기대를 합니다. 우리가족의 미래가 어떻게 이어질까 기대가 됩니다. 

 

  • ?
    냉이 2012.02.12 15:22
    "아이를 믿어주는 마음
    그리고 신뢰를 쌓기위한 끊임없는 노력..."
    샛별, 감사합니다
    그리고
    샛별의 생각과 가치를 함께 나누지 못함이 너무 아쉽습니다.
  • ?
    은하수~ 2012.02.13 03:44
    샛별.. 소중한 육아 경험 나눠주셔서 넘넘 감사해요~
    삶의 어려움을 늘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만드신 샛별의 지혜와 수고가 존경스럽습니다.
    더 많은 얘기 못 나눈 아쉬움이 참 크네요.
    샛별과 가족분들께 올 한해 좋은 일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
    다람쥐 2012.02.15 00:31
    샛별. 같이 나누고 싶고. 함께하고픈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시간이 빨리가서 참 아쉬워요. 그리고 고마워요.
  • ?
    날새 2012.02.16 15:29
    너무 소중하게 잘 읽었습니다
    얘기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바위와 함께 요즘 우리 삶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 ?
    크림 2012.02.17 19:04
    샛별. 아이들이 클 수록 행복한 일이 더 많이 생기실 것 같네요~
    1년 동안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
    고래 2012.02.18 18:00
    원장으로만 바라보던 샛별이였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
    샛별 글을 읽고 사람이 보이네요
    함께 나누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그냥 보내버린것 같아 많이 아쉬워요~
    깨닫고 나니 이별이네요
    감사해요~
    뒤늦게라도 깨달을 수 있게 해주셔서...
    행복하세요~샛별^^*
  • ?
    고래 2012.02.18 18:12
    풍경입니다^^
  • ?
    달이 2012.02.21 17:35
    샛별,아이들 키우는 얘기를 같이 나눌수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네요.
    원장임무를 수행하는것만으로도 힘들어 보여서 아이들 얘기를 나눌 생각은
    하지도 못했어요. 그치만 샛별,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믿음이 가고 통통이 안정되어
    가는것 같아 통통이 편안하게 느껴졌었어요.
    살다보면 또 뵐 날이 있겠지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 ?
    꽃사슴 2012.02.24 17:42
    샛별~ 잘 읽고 깊이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수고 정말 많으셨구요. 가족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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