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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0 18:01

[안녕히 계십시오]

조회 수 3918 추천 수 0 댓글 11
||||제 마음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어 그대를 다 품고 있기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다시 만날 때까지, 딱 그때까지만 어려워도 잊기로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지렁)
------------------------------

미로가 시작되다


그대가 내 속에 길을 내고 있는 동안
할 수 없이
달은 떠 있고 풀벌레는 울고
길은 이어졌으니 떠날 수밖에
돌아보아도 환한 집
환한 웃음 들리고
 
그대들, 행복하시라
 
밤하늘
동그랗게 웃는 입에선
하얀 숨인 양 쏟아지는 달빛
발끝에 차인 나지막한 돌멩이는
담배연기처럼 쉽게 풀어지는
아무 것도 아닌
구름으로 날아가고
 
내가 없는 곳에서 오는 밤을, 그대들 안녕하시라
 
멀리라서
한 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밤새 빛나는 그대, 별자리에
나를 기대는 것은
손금만큼 정직하지 않아도
그대가 내 밖에 내 준 길은
할 수 없이
발끝이 아니라 눈으로만 걸어가는 길
 
걸어야만 보이고 걸어야만
그대를 잃고 그대에게 깃드는
어지러운 길
그대에게 닿는 길 끝에서
나는 갑자기 모래집처럼 무너질 것이며
맴돈 길 모두 묻히겠지만
 
그대, 내가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라도 부디 기다리지 마시라
있는 힘껏 그대에게서 멀어지는 길은 모두 미로이므로

  • profile
    박하사탕 2011.02.20 20:04
    오늘밤이 지나면 한국에서의 밤은 마지막이 되겠군요. 보름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달은 둥글고, 달빛은 명료하여 산길 밤 그림자를 비추어 줍니다. 달은 어디서나 함께 볼 수 있어 생각 하지 않으려 해도 생각이 날것 같습니다.
    가는길...봄이 오는 길목에 떠나는 겨울이와 지렁이, 까오기 부디 건강하게 잘 다녀오기 바랍니다. 간간히 소식 올려주세요. 돌아 올 때쯤이면 수락산자락에서는 얼음 깨지는 소리가 울리겠죠...





  • ?
    콩나물 2011.02.20 22:10
    밤하늘의 별은 아름답워 태양이 떠오르면 사라지듯
    지렁 그대도 진정으로 아름다워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나는가 봅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당신을 너무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통통 공동육아 조합의 정신이 정관속에명시되어 있지만 그 살아있는 모습은 당신의 실천속에서 보고 배움니다. 진심으로 고마웠고 사랑합니다. 보고 싶을 겁니다. -
  • profile
    도토리 2011.02.20 22:48
    열음식 뒤풀이날, 마지막으로 인사 나누며
    "나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인데..."라고 하신 말씀이 참으로 아프게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그리고 지렁의 이 글 또한 마음을 참 먹먹하게 만드네요.
    그러면서도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만나게 될 사람들을 온전히 잘 만나고 싶으신 소망도 보이고
    '잊기로 한다'는 말씀에 서운해지기보다
    '딱 그때까지만 어려워도'라는 말씀에 오히려 마음이 짠해집니다.
    한편으론 어떤 상처나 씁쓸함 같은 것을 품고서 떠나실까봐 염려도 됩니다만 제 기우이길 바랄 뿐입니다.
    부디 새로운 곳에서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새걸음을 디딜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겨울이네 가족 모두 밝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
    날새 2011.02.21 00:02
    지렁의 글을 읽고 그냥 눈물이...
    슬픈건 아니고 아름다워서 ~
    고맙습니다
    우리가 가는길이 서로 달라서 다시 볼수 없을지라도
    만나서 행복했다고 말하렵니다^^
    겨울이, 까오기, 지렁이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 ?
    물억새 2011.02.21 12:23
    그간 정말 많이애쓰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타국생활,,,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오시길 빕니다.
    그리고 해수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겨울이에게 해수를 대신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잘 다녀오세요
  • profile
    색연필 2011.02.21 12:32
    대륙의 큰 크기만큼이나 마음도 커지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공간에 우리 통통사람들도 담아주시길 바래요...
    가끔씩 생각나시면 여기에 대련소식 전해주세요... 안그러시면 불시에 찾아갑니다. ^^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란 말이 생각나네요....
    담에 뵐때까지 지렁이 , 까오기, 겨울이 모두 잘 계세요...
  • ?
    거북이 2011.02.21 14:12
    우리 모두는 돌아오지 않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겠지요.

    이 땅을 떠나든, 이 땅에 남아 있든 같은 시공간으로는 돌아갈 수 없기에.

    한 고개를 넘으면 새롭게 만나게 되는 나무와 풀과 짐승들의 소리와 나무 냄새.

    이미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감사했지만 새로운 것들에 또 감동하며 감사하며 그렇게 행복과 존재감을 느끼게 되겠지요.

    당면한 순간 순간이 의미 있기를, 행복하기를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겁니다.

    노래 가사처럼 '정하지 않아도 한 곳에서 만나'게 될 때, 우리는 어제와는 또 다른 새로운 의미들로 다가오겠지요.

    정답을 찾는다는 건 이상향을 찾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이 세상지만 진심은 진심을 이해할 겁니다.

    진정 진실되고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지렁이, 까오기, 겨울이.

    내 기억이 남아있는 한 그대들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 ?
    크림 2011.02.22 13:18
    어제 저녁은 초코가 지렁과 가봤다는 노원 '영양센터'에서 먹었습니다. 뿌연 국물과 김 서린 그 분위기가 생각이 나네요. 비록 '보신'하진 않았으나 뿌리신 '영양'이 곳곳에 스며 통통을 기름지게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잘 다녀 오세요~
  • ?
    완두콩 2011.02.22 14:21
    잘 도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언제나처럼 인사차 전화하고 싶은맘에 전화기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아는사람 별로없는 저에게 까오기는 이말 저말 나눌수있는 오래된 벗같은 분이였습니다.
    정말 고맙고 벌써 보고싶습니다.
    좋은거 많이 드시고 몸 건강히 다시 만납시다^^
  • ?
    발가락 2011.02.23 10:07
    "지렁이에게는 손톱이라든가 이빨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도 없고,
    단단한 힘살과 강력한 뼈도 없지만 언제나 땅속에서 위로는 진흙을 먹고
    아래로는 황천의 맛있는 물을 먹고 산다.
    그것은 오직 마음을 한 군데 쏟기 때문이다....
    두 길을 동시에 걸어가려고 하는 자는
    결국 어느 한 길도 그 목적지에 이를 수 없다."

    - 순자, 권학편-

    지난 1년간 함께여서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지렁, 까오기, 겨울의 건강을 빕니다.

  • ?
    명태 2011.03.05 09:23
    참 너무 이 글을 봤군요. 지렁, 까오기, 겨울이 잘 도착했나요?
    지렁의 글을 읽을 수 있을까해서 들어와봤는데 아직 최신글은 없군요.
    너무 제 문제에 침잠해서 한 동안 이 통통을 멀리했습니다. 좀 더 따뜻하게 보내지 못해 아쉽네요. 어서 그 곳의 소식을 좀 전해주세요. 이상 고등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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