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여전히 통통의 소식이 궁금해 통통 홈피를 방문해서 사진을 보며 아이들이 많이 자란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고, 아이들 마주이야기를 보며 크크큭 혼자 웃기도 하고 교사들, 아마들의 글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벌써 한 해가 흘러 어제 열음식을 했다는 것을 알고는 "세월이 참 빨리도 지나가는구나"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제가 있는 미시간주 그랜래피즈의 겨울은 거의 눈으로 덮혀 있어요. 온도는 영하 20도 정도 눈이 오기 시작하면 무릎정도 오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래서 저는 눈 덮힌 온 세상을 원없이 보며 나를 돌아보며 내일을 꿈꾸며 현재 주어진 가족들과 시간들을 누리며 잘 지내고 있어요.
여기는 겨울방학은 2주 정도(성탄절을 중심으로)인데 작년에 아들이 교환학생으로 머물렀던 호스트 가정에서 우리가족을 초대를 해서 콜로라도에서 보냈어요. 그리고 거의 대부분 매일 아이들이 학교를 아침 7시에 가면 우리는도시락을 싸들고 칼빈대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올 때까지 공부를 해요. 그리고 아이들이 오는 시간에 집에 가서 아이들 간식을 챙겨 먹이고 온 가족이 대학교 안에 있는 실내 체육관으로 와서 운동을 하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우리 부부는 무료로 운영 되는 esl에서공부를 하고 집에 와서 씻고 가족들과 예배를 드리고 하루를 마감하지요.
칼빈 도서관은 참 좋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도서관의 넓은 창이지요. 도서관의 넓은 창으로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보면 참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해지고 젊은 대학생들의 활기찬 움직임에 가슴이 설레기도 해요. 이 곳은 산을 보기는 힘들어요. 성탄절 방학 때 비행기를 타고 간 콜로라도에서 본 록키 산맥의 큰 산들 외에는 대부분 평지이지만 숲이 참 많지요.
이 곳도 대학교에서 에코숲센터를 운영해요. 대학교 뒷편에 숲이 있는데 가을에는 산책을 하러 거의 매일 갔었지요. 가끔 사슴과 만나 눈이 맞주치기도 하고 너구리, 청설모, 다람쥐, 스컹크...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더군요. 그런데 아이들을 보기가 힘들어요. 우리 통통 아이들이 이 곳에 있다면 얼마나 이 동물들을 반가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아--- 너무 아깝다! 남편과 매일 이 곳을 산책하며 이 곳에 아이들이 놀기에 참 좋은 공간인데....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래! 봄이 되면 아이들과 숲유치원 프로그램을 운영해보리라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제가 아직 영어는 능숙이 않아 한국인 유아들 대상으로 운영을 해볼 생각이예요. 이 곳에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유학을 와서 공부하는 가정들이 30 가정 정도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엄마들 중에 다양한 전공을 하신 분들이 많아 품앗이 유형으로 운영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다양한 구상 중에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도서관에서 숲유치원에 관한 논문을 읽고 다양한 숲유치원 자료를 찾다가 마침 이번주 2월 20일 MBC스페셜 "일곱살의 숲"이라는 다큐를 보았어요. 인천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숲유치원 아이들의 이야기인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더군요. 아이들이 산 속에 뛰어 노는 모습을 보며 먼저 우리 통통 아이들이 생각이 나고 또 한 아이가 난 너무 너무 행복하다고 숲에서 실컷 뛰어 놀 수 있어서..... 그 말이 마음을 찡하게 하고, 사계절을 숲에서 보내며 쑥쑥 자라는 모습이, 아이들이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맘에 쏙쏙 박혀 심장을 뛰게 하더군요.
공동육아는 숲유치원과는 또 다른 유형이지만 매일 오전을 숲에서 지내는 모습은 같지요.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나무, 이슬, 옥수수, 담쟁이, 하트, 청포도와 이 다큐를 함께 보고 통통 교사들이 참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마들도 함께 보며 힘들지만 참 잘 선택하셨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요.
어제 통통을 졸업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하진, 솔, 서현, 세민, 현민, 석호 모두 축하해요. 그리고 이제 3월 통통의 새로운 시작이 얼마 안 남았네요. 2013년 한 해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