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연말이 가장 바쁘다.
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하는 11월 말부터 시작해서..
학교평가, 3013년 교육계획을 위한 설문조사, 결산 및 예산안, 교사토론회 등 업무적인 부분.
출석, 봉사활동, 동아리, 자율 등 생활기록부 기록.
연말불우이웃돕기 행사, 크리스마스 행사, 성적처리, 가정통신문 작성..학생들 사안처리까지..
다 나열할 수 없는 잡다한 이 업무는 하루 4~5시간의 수업을 하면서 틈틈히 하는 일이다.
하루를 마감할 때면 내가 오늘 뭘 한거지? 하며 정신줄을 놓을 때가 있다. 잠시 잠깐.
퇴근후에는 또 다른 일이.. 산더미..
오늘은 방학식. 정신없이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생활기록부 정리를 하다가 머리가 아파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일에 파묻힌 연말.. 우리반 아이들 하나 하나와 눈 마주치지 못하고 소홀했던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아이들은 담임의 이런 마음 모르고 피씨방 가서 열라 게임하고 있겠지 ㅡ.,ㅡ
교무부장이 자꾸 생활기록부 제출하라고 난리다. 아까부터.
그렇지만.. 나는... 20%도 못했다. 으악~ 난 떠날테야.
오늘 좋은 글을 얻었다. 내 마음에 심어 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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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배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믿는 마음이 반드시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믿는 마음은 아이들과 함께 나아가는 가운데 생겨나므로 아이들과 함께 행동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일단은 아이들을 믿어보자는 느슨한 생각으로는 안 된다.
아이들과 함께 나아가다 보면 수없이 좌절감을 맛볼 것이고 무력감에 시달릴 것이다.
그럼에도 함께 나아가야 한다.
거기에 따르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말로만 아이들을 변화시키려 하거나 아이들에게 명령하려고 든다.
내가 아이들을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표현을 소중히 여기고 거기에서 배우려고 했기 때문이다.
-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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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에너지는 남은 힘을 모두 쏟아 연말까지 일을 마무리하고,
1월 2일부터 17일까지 잠시 한국에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흔쾌히 허락해 준 구름과
엄마가 없는 동안 더 씩씩해질 우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고, 우주를 초대해주실.... 아마들께도 거듭 감사드립니다(꾸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열심히 산 에너지가 자랑스럽고 또 고맙고 사랑스럽고 대견하네요.
작년까진 에너지는 에너지 넘치는 예쁜 사람이었는데, 올해는 볼때마다 "고마운 사람"이란 말이 떠오르네요.
에너지가 있어서 든든한 한해였어요.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