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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5 23:03

한살림과........통통

조회 수 4836 추천 수 2 댓글 9

지난 토요일에 아침 일찍 서둘러 한살림에 갔더랬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은 우리동네 매장에 물품이 들어오는 날이라고 해서요.

주중 퇴근후에는 물품들이 요즘엔 자주 품절이라 장을 보기가 힘들었거든요.

휴일 아침이라 늦잠을 좀 자고 아침을 차려먹고 하니 벌써 시간이 매장 개장시간에 가까워져

세수도 않고 모자 하나 푹 눌러 쓴 채 서둘러 나갔습니다.

음...10시가 조금 넘었군요.

너무 서둘러 나온 건 아닐까 생각하며, 무릎 나온 추리닝이라도 이 휴일 아침의 여유로움에 기분이 좋아

한껏 차려입은 듯 멋져보이기만 합니다.므흣~

 

한살림 도착.

아...그런데...이거슨...뭔 씨추에이션..?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는 듯 했습니다.

한살림 매장안은 이미 저처럼 물품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쩍 북쩍 가득 합니다.

앗! 벌써 유정란이 품절입니다! 개장한지 십분정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엇! 방울토마토가 겨우 두 상자밖에 남지 않았어요. 뛰어가 한 상자를 챙겼습니다.

어랏! 양배추!...다른 채소들은 이미 다 떨어져, 아직 몇 통 남아있는 양배추를 사러 기웃거리는데

어떤 조합원께서 남아 있는 양배추들을 모두 조물락 조물락거리며 손으로 무게를 재어보고 있습니다.

하도 주물럭거리는 바람에 남아 있는 선택받지 못한 저 양배추는 어찌되는거냐 싶습니다.

일찍 나섰는데도 결국엔 몇 개 담지도 못하고 얼쩡거리는데 쩌~어~기 분주히 움직이는 어느 조합원은 유정란을 세 줄이나 사셨네요. 어이쿠야. 저 분은 야채와 버섯을 완전히 싹쓸이를 하신 듯 같은 물품이 최소 두 개 이상씩...장바구니가 가득해요!

여보세요~ 저는 아직 한 개도 못 담았다구요. 저 싹쓸이는 좀 그렇지 않나요~?!

그러다가 갑자기 매장 담당자께서 외치십니다.

“포도 더 왔습니다. 복숭아 필요하신 분!”

우르르르~ 같이 달려갑니다.

잘 익은 복숭아, 달콤한 냄새가 나는 듯 합니다. 맛있겠당. 여름이 다 지나기전에 마지막으로 냠냠~ 호강을 누려보자!

먼저 앞선 조합원께서 복숭아를 고르시는 군요. 한줄로 쌓아둔 복숭아 상자에 맨 윗 것부터 제일 아랫것 까지 죄다 싹 살펴보고

아예 손가락으로 몰래 눌러도 보시고요(저기요! 옆에서 다 지켜봤다구요!), 탱글탱글한 포도위에 아무렇게나 복숭아 상자를 올려 놓네요.

아~ 여보세요. 그거 언제까지 그렇게 일일이 고르실꺼예요?

옆에서 지켜보다가 화딱지가 나서....

“그렇게 헤집어놓으시면 어떡해요! 여기 포도 눌려 다 상하겠어요. 여기서는 이렇게 물건 고르시는 거 아니라구욧!”

 

 

 

‘메뚜기떼’가 왔다간 것 같은 매장의 풍경....한살림에서도 알뜰히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조합원...

쥐뿔도 모르지만...그래도 나는 “여기서는 이렇게 물건 고르시는 거 아니예요!”라고 생각합니다.

 

통통도 역시.

  • ?
    아지 2013.09.06 01:47
    저도 우연히 토요일 10시쯤 한살림매장에 갔다가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어요.
    요즘 한살림이나 생협 홈피에 생산물에 대한 비난(상태, 맛, 크기 등)이 종종 올라오는데
    생산자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라기 보다는 내가 비싼 돈 내고 유기농구입했는데 이게 뭐냐, 계속 이러면 다신 안 사겠다는 의지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살림(생협)을 한다는 건 뭘까 ? (이용한다라는 표현은 부적절한 것 같아서~)

    통통도 역시.

    보리의 글 고맙습니다.
  • ?
    에너지 2013.09.06 09:51
    정말.. 한살림 계란 구경한지 어언 한 달이 지나고 있는 것 같네요.
    요즘은 계란이 많이 안 나온다고는 하지만.. 퇴근 후 매장에 가면 거의 바구니에 담을 게 없더군요~
    토요일 아침에 나가는 건 쉽지 않고...zzz
    그냥.. 계란을 안 먹는 것으로.. 히히. 요즘은 영양이 너무 과잉이라니까.. 덜 먹어도 건강엔 지장 없겠지요..

    그래서.. 통통이 참 좋아요^^
    너무 넘치지 않아서.. 오히려 부족한 듯 해서.. 아이들의 마음의 공간이 남아 있을 여유가 있어서..
    그래서.. 통통을 떠나는 것이 벌써부터.. 너무 아쉬워요.. ^^
    우주는 초등학교 가고 싶다고 하지만 그건 안 가봐서 하는 말이지요~(우린 느낌 아니까~ ^^)
    딱 10살까지만 통통 어린이로 실~컷 놀면 좋겠어요~ 히히.
  • ?
    풍경 2013.09.06 10:44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보리 멋있어요~^^
  • profile
    두부 2013.09.07 11:11
    소비자는 장점만을 취하고 단점은 취하려 하지 않치요.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요.. 공동육아 또한 누군가는 장점이 많은 상품으로 구매 하려 하고, 아마도 앞으로 그런 소비자의 입장으로 공동육아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속에서 통통은 변해야 하는 것일까?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일까.....? 그것은.. 남겨진 자의 몪.... ^^"
  • ?
    동그라미 2013.09.07 18:38
    마음대로 물건을 고르고 헤집고 다니고 자기만의 권리를 찾는 조합원...통통 조합원들이 그런걸까요? 어디나 좋은 변화는 필요하죠. 한살림도 통통도...
  • ?
    보리 2013.09.07 19:18
    혹시 제 글에서 제 이야기를 '통통조합원들이 마치 마음대로 물건을 고르고 헤집기만 하며 권리만 찾는 조합원같다'고 이해하신겁니까?
  • ?
    외계인 2013.09.08 18:04
    저도 사실은... 혹시 그런 뜻인가 궁금했더랬어요...
  • ?
    동그라미 2013.09.08 23:53
    그런의미가 아니라면 다행이네요...보는시각에 따라 약간의 오해가 있을것 같기는 합니다.
  • ?
    캥거루 2013.09.07 19:12
    8년전쯤인가... 한살림은 아니었지만, 용산의 작은 생협을 시작했을때와 지금..
    정감가는 구멍가게같은 곳에서 이젠 일종의 기업같달까요,
    거창하게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한다긴 뭣해도,
    얼마전 썩은복숭아를 앞에두고 조합원이면 이정도는 군말없이 사야지라고 말하는 듯한 한살림 직원의 비웃음이 참 씁쓸했습니다.
    싱싱하지 않은물건은 덤으로 주거나 말안해도 깍아주고, 생산이 많이 된 것은 한번 맛보라고 조금씩 넣어주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제값내고 돌아오던.. 예전의 기분좋게 마음도 나누던 곳과는 많이 다르더라구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진곳은 이미 건강한 곳이 아니겠지요.
    이것저것 물건을 쿡쿡 눌러대고 사재기 하는 몰상식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악이지만, 비난이 아닌 비판과 반성을 건강하게 듣고 소화하는것.. 그것이 건강한 우리를 만들어 가는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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